이 블로그에는 비밀글이나 임시저장 글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에 남겨두는 글은 모두 전체공개를 해야 한다는 강박 때문에 그랬던 것 같네요. 묵상이란 게 본래 깊게 하면 할수록 매우 개인적인 내용이 나올 수 밖에 없는데, 전체공개를 의식하면 다소 표면적 묵상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역시 초반에는 묵상을 거의 매일 쓰다가 최근 5월에 접어들면서 묵상에 대한 열정이 줄어든 것을 느꼈습니다.
그래서 오늘부터는 비공개를 하더라도 몇 글은 그냥 써두자는 마음으로 임하려고 합니다. 미라클모닝 묵상을 시작하기로 했던 제 첫 결심을 돌이켜보면, 매일 진솔하게 하나님 앞에 나아가는 시간을 하루 일과 중 가장 첫 시간으로 두고 싶다는 마음이 컸기 때문이죠. 오늘도 역시 오스왈드 챔버스의 365일 묵상집을 통해 묵상을 해봅니다.
오늘의 말씀
눅 24:51
축복하실 때에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려지시니
오늘의 묵상
어린 시절 설교 시간에 들은 이야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예수님' 이야기 입니다. 더 정확히는 마리아가 성령으로 잉태한 아기 예수의 탄생, 인간이었던 예수의 삶, 그가 일으킨 기적, 그리고 핍박을 받다가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예수님, 장사한 지 3일 만에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의 이야기 등 입니다.
요즘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라서 교회 수련회는 엄두도 못 내고, 유튜브에 올라온 온라인 예배로 말씀을 선택해 듣는 시대지만, 제가 어린 시절에는 방학마다 동네 또래 친구들과 주일 학교에서 만나서 놀았던 게 생생히 기억납니다. 수련회에서도 늘 인간으로 오신 예수의 삶의 발자취을 듣고 기도 드리곤 했습니다.
제가 다닌 모교회에는 '소년부' 라는 주일학교 부서에서 초등학교 고학년들이 옹기종기 모여 예배를 드렸습니다. 소년부 수련회에 가서 예수님의 부활, 승천에 대해 초등학생에게 맞는 수준으로 설교를 들었는데, 무슨 이유에선지 그것을 믿기가 힘들었습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아마도 미디어, 과학잡지 같은 여러 매체와 학교 정규 교육과정에서 과학에 심취하면서 그런 시험드는 상황이 발생했나 봅니다.
그때부터 중고등학교 때까지 저는 여러 의심과 복잡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그래서 교회에는 다니는 둥 마는 둥 했지요. 참 감사한 것은 어머니께서 강요와 윽박이나 무리한 설득으로 회유를 하는 일은 없었고, 그저 어머니의 신앙 생활을 충실히 하며 저를 기다려 주셨습니다. 가끔씩 제게 교회 같이 가겠냐고 거의 매번 물어봐 주셨고요. (참 재밌게도 10여 년이 지난 지금 그 역할이 바뀌어 있네요 ㅎㅎ)
청소년 시기까지 부모님께서 워낙 잘 챙겨주시고 어려움을 모르며 자라서 영화로운 존재인 예수가 타락한 인류와 자신을 일치시킨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크게 와닿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청년기에 여러 실패와 좌절을 조금씩 맛 보았고, 특히 '포기한다'는 것, '내어준다'는 것을 배워가면서 ‘예수님은 정말 엄청난 것을 포기하셨구나’ 하는 마음을 깨달아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예수의 십자가 사건이 믿어졌던 순간을 되돌아봅니다. 아마도 대학부 수련회 때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나름 탕자처럼 중고등학교 때는 교회도 잘 안 가다가, 어느 날 대학부에 제 발로 찾아가게 되었습니다.)
'전지전능하고 무소부재한 능력이 내게도 있다면 나는 그 능력을 마음껏 사용하면서 천년만년 누리며 살았을 것 같은데, 예수님은 나를 위해 죽으셨다고?' 이 생각이 번뜩 들었습니다.
그렇게 십자가에 못박혀서 죽으심에서 스토리가 끝났다면 눈물과 참회와 고통만 인류에게 남았을 텐데, 예수께서는 승천을 통해 하나님 품으로 돌아가시게 되었습니다. 인자로 온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사람인 예수가 승천하셨다는 것은 인간인 우리 역시 주님의 품으로 갈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승천하신 주님께서 우리에게 하늘 문을 열어주셨음을 오늘도 다시 마음에 새기게 됩니다. 도무지 믿기 힘들던 것에 대해 어느날 내게 믿음을 주시는 것도 은혜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망각하고 일상을 사는 제게 이런 묵상의 기회를 주심도 다 이끄심이겠죠. 앞으로도 이끄시는 대로 살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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